최후의 툰드라는 러시아 시베리아 툰드라 지역에 사는 부족(?)의 이야기를 담은 다큐멘터리이다. 현대자본주의 사회와 가장 거리가 먼 사람들이라고 볼 수도 있겠다. 추워서 빨간 볼에 생고기를 먹던 사랑스러운 툰드라 주민들의 다큐멘터리는 장면 장면 마다 정말 많은 생각이 들게했다.
다큐 초반에 제작진이 부족 여자에게 소원이 있냐고 물어본다. 그녀는 소원이 없다고 망설임 없이 대답했다. 만약 알라딘의 요술램프가 나에게 소원을 들어줄게 하나만 말해봐! 라고 말한다면 나는 소원을 100개로 늘려주세요 라고 대답했을 것이다. 여기서 나는 툰드라 사람들이 자기의 삶에 완전히 만족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다. 도시인들 대부분은 자기가 얻지 못한 것을 갈구하며 맥시멈 라이프로 살아가지만, 툰드라 사람들은 딱 자기가 필요한 만큼씩만 매일 자연에서 얻어간다. 더 바라지 않는 것이 삶에 대한 만족과 깊은 관련이 있지 않을까 싶다.
툰드라에서 대를 잇는 것은 생존을 위한 수단이다. 나중에 나이 들어 힘이 없어지면 음식을 구하고 유목생활을 하기에 어려워지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그들은 대가족 단위로 무리를 이루고, 자식들을 많이 낳는 것을 미덕으로 여긴다. 지금 우리 사회를 보면 아이를 낳고 기르는데 많은 돈이 필요하며, 노후를 스스로 책임을 져야한다는 분위기이다. 아기를 키우면서 행복하겠지만 생존에는 크게 도움이 되지 않는다. 인간은 모두 자기의 이익을 가장 우선시 한다고 보는데, 자기의 생존이 보장되지 않는 사회에서 아기를 낳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닌 것 같다. 그래서 저출산 문제는 정부가 아기를 100% 키워주겠다가 안되면 해결되기 어려울 것 같다.
툰드라에서는 남자가 하는 일과 여자가 하는 일은 분리되어 있다. 성 차별적이라기 보다는 그냥 남자와 여자의 신체능력 차이에 의한 분리라고 볼 수 있었다. 그런데 툰드라는 부계사회로 딸이 결혼을 하면 시댁에 가서 살게 된다. 결혼식 얘기가 잠깐 나오는데 아무도 딸의 결혼에 대해서 슬퍼하지 않고 당사자조차 웃으면서 썰매를 타고 시댁으로 간다. 아마 거기서 내가 제일 슬퍼했던 것 같다.
단편적인 부분만 봐서 모르겠지만 우리나라 결혼식에서 자식과 부모가 슬퍼하는 것과 차이가 있어보였다.
툰드라 아이들도 학교에 다닌다. 6살짜리 아이가 러시아의 기숙학교에 처음 입학하여 적응하지 못하는 모습에 마음이 아팠다. 이미 생존에 대해 터득한 툰드라 아이들은 의무교육에서 제외시켜주라는 마음이 처음에는 들었다. 그런데 툰드라 지역은 천연가스 매장지로 지금 유럽놈들이 개발을 하며 자연을 훼손하고 있다. 이에 대해 목소리를 내 툰드라를 지켜내려면 교육이 꼭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교육받은 툰드라의 아이들은 도시에서 살지 툰드라로 돌아갈지 선택을 하게 되는데, 의외로 많은 아이들이 툰드라를 선택한다고 한다. 한 아이는 도시의 생활에서 공허함을 느끼지만 툰드라에서는 꽉 찬 느낌이 들어 툰드라를 선택했다고 말했다. 어쩌면 자연에 순응하며 자급자족하는 삶이 가장 이상적인 삶이 아닐까 싶은 생각이 들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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